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법적인 건 나중에 봐도 돼”라는 말이다. 어쩌면 당신도 그렇게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법은 나중에 챙기면, 나중에 큰 돈이 깨진다. 실제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아이템은 좋았는데, 법률 자문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망했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여성 창업자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계약서 하나, 지분 구조 하나가 나중에 회사를 통째로 빼앗기는 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오늘은 바로 그 법률 자문이 실제 사건 해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떤 변호사를 만나야 이길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문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계약서’였다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한 스타트업 투자 유치 사건이 있다. 여성 창업자가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며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문제는 그 투자계약서에 숨어 있었다. 외형상 ‘지분 20% 양도’ 조건이었지만, 실상은 경영권까지 넘기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변호사 검토 없이 사인을 해버렸고, 결국 본인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
당시 이 사건을 맡은 KNP 특허법률사무소는 스타트업 전문 자문 변호사를 급파해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1년 이상 걸린 싸움 끝에 5억 2천만 원의 배상을 받아냈다. 법적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게 결정적이었다.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이미 계약서에 사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계약 당시 상황, 이메일, 회의록, 투자설명서 등을 샅샅이 분석한 덕분에 ‘사기성 계약’이라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싸움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해된다. 하지만, 실력 있는 변호사라면 가능하다.
스타트업 법률 자문은 일반 사건과 다르다
창업 초기에는 돈이 아깝다. 세무, 특허, 법률 자문, 다 생략하고 싶은 마음 이해된다. 하지만 스타트업 관련 법률 문제는 일반 민사 소송과 다르다. 기술에 대한 이해, 투자 구조, 계약서 문구의 실질적 영향까지 파악해야 하는 고난이도 영역이다.
예컨대 VC 투자계약서의 ‘우선청구권’ 한 줄이 나중에 시리즈B 투자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을 모조리 무력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걸 미리 막으려면 단순히 ‘법’만 아는 변호사로는 부족하다. 스타트업 구조를 실제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거나, 전문적으로 이 분야를 다뤄온 사람이어야 한다.
최근엔 서울창업허브나 디캠프 같은 기관에서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지만, 시간 제약이 있어 핵심 조언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서 많은 여성 창업자들이 요즘 선호하는 곳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전문 법률 구독 서비스인 ‘로앤굿’**이다. 월 9만 9천 원으로 변호사 상담과 계약서 검토, 정기 자문까지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여성 창업자를 위한 맞춤형 법률 패키지를 별도로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략적 대응, 변호사의 ‘감’이 살린다
실제 소송에 들어가면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바로 고소할 것인가, 언론플레이를 먼저 할 것인가, 혹은 침묵한 채 자료만 모을 것인가. 이 판단을 잘못하면, 사건 전체가 뒤틀린다. 이건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감으로 읽는 영역이다.
한 여성 대표가 직원에게 기술 탈취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전직 CTO가 알고리즘을 통째로 복제해 경쟁 회사를 차린 상황이었다. 경찰은 초기에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기각했다. 하지만 담당 변호사는 멈추지 않았다. 메신저 대화, 프로젝트 저장 기록, 업무분장 자료 등을 확보해 민사소송으로 전환했고, 결국 경쟁 서비스의 런칭이 중단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잘 해도, 뒤통수 맞는 일은 생긴다. 하지만 그 뒤가 다르다. 변호사가 사건을 읽는 능력, 그리고 어떻게 밀고 나갈지를 설계하는 힘. 그게 소송의 방향을 통째로 바꾼다.
비용이 걱정될 땐 ‘정액제 자문’을 노려라
변호사를 선임하면 보통 수백만 원이 든다고 생각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스타트업 대상 법률 시장이 커지면서 합리적인 비용의 자문 상품도 늘었다. 예컨대 NTM 법률사무소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6개월 정액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 15만 원 정도로, 계약서 작성부터 세무 자문, 공동창업자 간 계약까지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부담은 확 줄고, 리스크는 미리 차단된다.
처음엔 ‘굳이 필요할까?’ 싶겠지만, 한 번 문제 생기면 손해액이 몇 천만 원 이상이다. 그때 울며 겨자 먹기로 변호사 사는 것보다는, 미리 보험 드는 셈으로 자문 계약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결국, 스타트업의 운명을 가르는 건 ‘사람’이다
아이디어도, 제품도, 시장도 다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스타트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을 제대로 지켜줄 법률적 방패다.
특히 여성 창업자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스타트업 법률 분쟁의 33%는 공동창업자 간 갈등에서 발생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계약서 미작성’ 혹은 ‘구두 약속’ 때문이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법적으로 나를 지킬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회사가 성공해도 남 좋은 일만 된다.
지금 당신이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작든 크든, 법률 자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실력 있는 변호사와 손잡고 시작하면, 험한 시장에서도 한결 든든하다. 그게 스타트업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힘들겠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하자. 지금은 ‘법’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판을 바꾸는 건 변호사의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