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HAC(Haut à Courroies), 버킨백의 원조를 아시나요? 진짜 클래식의 품격

여는말

에르메스-매장-외관-유리벽돌-디자인-럭셔리-브랜드-고급-프랑스-패션-부티크

버킨백은 알아도 HAC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명품에 관심 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버킨의 원조는 HAC야”라는 말을 듣고 흥미가 생겼다. 에르메스의 상징이자 버킨보다 더 오래된 가방이라면, 그만큼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을까? HAC는 도대체 어떤 가방일까? 이름부터 낯선 이 클래식 피스의 모든 것을 이번 포스팅에서 풀어본다.

HAC란 무엇인가?

HAC는 “Haut à Courroies(오 아 쿠루아)”의 약자로, 프랑스어로 ‘스트랩이 긴 가방’이라는 뜻이다. 에르메스에서 1892년에 최초로 제작한 이 가방은 원래 승마 장비, 특히 안장을 보관하거나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말과 함께 여행하는 이들에게 필수품이었다.

가방 자체는 크고 깊으며, 길고 유연한 스트랩 덮개와 견고한 형태가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디자인은 여행용 가방에서 도시적 감각의 럭셔리 백으로 진화했다.

특히 HAC는 버킨백과 거의 동일한 외형을 갖지만, 비율이 다르고 핸들이 더 길며 실루엣이 높고 깊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흔히 “버킨의 아버지” 또는 “버킨의 뿌리”라고 부른다.

명품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버킨은 알지만 HAC는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가방은 아는 사람만 아는 진정한 클래식이다.

HAC와 버킨의 차이점

에르메스 HAC는 버킨과 매우 닮아 있지만, 다음과 같은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① HAC는 보통 40, 45, 50 사이즈처럼 크기가 크다
② 핸들 길이가 길어 어깨에 걸칠 수 있다
③ 세로 비율이 더 높아 ‘트렁크형’ 느낌을 준다
④ 여행, 출장을 위한 실용성 중심의 설계
⑤ 내부 용량이 압도적으로 넓어짐

버킨이 패션 아이템이라면, HAC는 기능성과 품격이 동시에 강조된 가방이다. 그래서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이 공항에서 들고 다니는 초대형 에르메스백이 바로 HAC인 경우가 많다.

또한, HAC는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고 대중적인 마케팅이 거의 없어 더욱 희소한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진짜 ‘소장가치’ 있는 에르메스를 원한다면 HAC는 반드시 알아야 할 이름이다.

HAC 사이즈별 특징

HAC는 주로 남성용 또는 트래블 백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큰 사이즈 중심으로 제작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사이즈는 아래와 같다.

① HAC 40: 데일리백으로도 활용 가능, 남녀 공용 인기
② HAC 45: 1박 2일 출장, 짐 많은 직장인에게 적합
③ HAC 50: 공항, 여행용 백으로 주로 사용
④ HAC 55 이상: 오더 메이드 또는 컬렉터 전용 모델

특히 HAC 40은 세로 길이가 길어 노트북, 서류, 다양한 소지품을 담기 적합하며,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포멀한 코디에도 잘 어울린다.

반면 45 이상은 다소 무겁고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스타일링에 따라 극적인 포인트가 된다.

여행과 클래식한 패션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싶다면 HAC 45가 추천된다.

HAC 가격과 리셀가

HAC는 버킨과 달리 가격 정보가 더욱 제한적이다. 정가 기준으로는 HAC 40 토고 가죽 모델이 약 $13,500~$14,000 정도이며, 한화로 환산하면 약 1,800만~2,000만 원 선이다.

하지만 국내 매장에서의 구매는 매우 어려우며, 대기 시간이 길고 구매 이력에 따라 제안 여부도 달라진다. 리셀 시장에서는 HAC 40 모델이 최소 3,000만 원에서 최대 6,000만 원 선까지 거래된다.

크로커다일, 오스트리치 등 희귀 가죽의 경우 그 이상으로 올라가며, 리미티드 컬러나 스페셜 오더는 1억 원을 넘기기도 한다.

HAC는 수요는 적지만 그만큼 공급도 적어 리셀가가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크다. 그러나 소장가치 측면에서는 버킨보다 희귀성이 높다.

실용성, 브랜드 상징성, 희소성까지 원하는 사람에게 HAC는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이 된다.

맺는말

에르메스 HAC는 단순히 ‘버킨의 전신’이 아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정통성과 역사, 그리고 기능미를 품은 명품이다. 진짜 클래식을 알고 싶은 이라면 HAC를 한 번쯤은 알아봐야 한다. 구매는 어렵고, 가격은 높지만, 그만큼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존재. 당신이 에르메스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자 한다면, HAC는 반드시 리스트에 올려야 할 이름이다.